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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7 12:55

대림 제3주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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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마태 1,1-17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어느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어린이가 교단 앞에 나와 무엇인가 열심히 발표하고 있었다.
칠판에는 "뿌리" 라는 글씨가 크게 적혀 있었다.

"우리집은 충청북도 청주가 고향이래요.
또 저는 전주 이씨 47대손이고, 우리 증조할아버지는 조선 시대 때 예조 판서를 지내셨대요.
저희 할아버지는 청주에서 교장 선생님을 하고 계세요.
아버지는 큰 무역회사 과장님이세요.
저는 훌륭한 우리 집안이 자랑스럽습니다."
발표를 끝낸 어린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뿌리' 라는 주제 아래 자신의 가족에 대해 발표하는 학습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지켜보던 담임선생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다음 차례로 이어 나오는 어린이는 부모 없이 고아원에 살고 있는 아이였다.
선생님은 그 아이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말았다는 자책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데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씩씩하게 걸어 나오더니,
조금도 주저함 없이 단상 앞에 당당히 섰다.
다음 순간, 아이는 놀랍게도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해 나가는 것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하느님이에요.
우리 아버지는 수많은 자녀를 가지고 계세요.
그래서 저에게도 형제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이 세상의 주인이세요.
사랑도 아주 많고요.
제가 잘못해도 금방 용서해 주세요.
항상 저와 함께 있으니까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아요........"
딱 부러지는 말투로 자랑스레 발표해 나가는 그 아이를 보는 선생님의 두 눈에는 어느새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세상의 눈에 비친 아이의 모습은 그저 '불쌍한 고아' 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작 아이는 기죽지 않는 당당한 어린이였다.
그에게는 든든한 빽 하느님 아빠가 있었기 때문이다.

** 나는 모든 이에게 당당하게 하느님은 '나의 아버지' 라고 말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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